[경기중앙신문]
▲박세호 경기중앙신문회장 [경영학 박사] |
우리나라에는 16개의 공항이 있다. 그러나 인구 1천3백만 명이 넘는 경기도에는 공항이 없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경기 도민은 인근의 인천 국제 공항이나 서울의 김포 공항을 이용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번 무안 국제 공항 사고로 관심이 많아진 전라남도는 인구 1백7십만 명인데도 여수공항과 무안국제공항 등 2곳이 있다. 인구 1백4십만 명의 광주광역시도 공항이 있다. 인구 500만 명도 안 되는 전남 전북 광주에만 무려 광주공항 무안공항 군산공항 여수공항 등 4곳이 있다. 인구 1백3십만 명당 공항이 하나씩 있는 셈이다. 사정은 영남지역도 마찬가지다. 경상남도 경상북도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등 5개의 광역단체가 있는 영남지역은 인구가 약 1천2백만 명이 조금 넘는데 김해국제공항 대구공항 포항공항 울산공항 사천공항 등 다섯 개의 공항이 있다. 2백5십만 명당 공항이 하나씩 있는 셈이다.
강원도는 인구가 1백5십만 명인데 원주공항과 양양공항 두 곳이 있다. 인구 70만 명당 공항이 하나씩 있는 셈이다. 인구 약 5백만 명이 조금 넘는 충청남도 충청북도 대전광역시에도 국제 공항이 하나 있다. 그러나 경기도만 공항이 없다.
이번 무안국제공항 참사에서 경기 도민의 희생자가 다수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무안까지 4시간 이상을 이동하여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불편을 감소하고라도 경기도에 공항이 없어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큰 선거가 있으면 몰표를 생각해서 던진 공약이 당선이라도 되면 임기 내에 공약을 지키려 하다 보니 공항이 하나둘씩 늘어서 16곳의 공항이 생겼다. 국내의 공항은 한국공항공사에서 14곳을 관리하는데 3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적자라고 한다. 특히 이번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은 2023년 기준 활주로 이용률이 1.1% 국내에서 가장 낮고 청주국제공항 16% 대구국제공항 등이 14%대이고 그나마 제주공항 88.4%와 김해 국제 공항 김포 국제 공항 약 54% 정도를 기록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 이상의 공항 활주로 이용률이 50% 미만이라고 할 수 있다. 활주로 이용률은 연간 처리 능력 대비하여 민항기 사용 비율을 말한다고 한다. 결국 지금 있는 공항 절반도 이용을 못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지방 공항의 적자도 만만치 않다. 무안공항의 경우 2023년 기준 매출액이 50억 원에 영업손실이 253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근의 광주공항도 매출액 97억 원에 적자 규모가 86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나마 흑자를 보는 김해, 김포, 제주공항의 수익으로 나머지 11개 적자를 보는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2023년 기준 영업손실 521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후 사정을 알면서도 정권을 잡기 위해서 공항 설립 공약을 남발하다 보니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지방 공항이 하나둘씩 늘어난 것 같다. 반대로 수도권은 큰 선거든 작은 선거든 몰표가 없는 지역이다.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강원권 등의 출향민이 골고루 분포되어서 진보든 보수든 몰표가 없다 보니 정작 경기 도민에게 필요한 공항 유치 공약이 그동안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이야말로 수도권 역차별 아닌가?
인구 1천3백만 명의 경기도는 간절하게 국제 공항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 공항 유치 자문위원회를 가동하여 경기 국제 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등을 공론화하고 연구용역을 주는 등 무엇보다 경기 국제공항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이 1천3백만 명이지 인천광역시 3백만 명에 서울시 1천만명 등과 충청 강원 일부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인구 60%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 공항이 경기도에는 하나도 없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인위적으로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하여 국영기관이나 공공기관 등을 지방으로 강제로 이전 시키고 분산시켜서 인구 소멸 등을 막아보려 했지만 지방 도시의 인구 소멸은 점점 더 심해지는 시점에서 지방 공항을 늘린다고 인구가 분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 되었다.
이제라도 활주로 이용률 50%도 안 되는 지방 공항 10여 곳을 정리하고 정작 필요한 수도권에 경기 국제 공항을 유치하는 것이 후손에게 조금이나마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 주지 않을까 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언제까지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인가?
박세호 경기중앙신문 회장 [경영학 박사/ 수원화성걷기 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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