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앙신문]
▲염필택 [시인,문학] |
엎어진 김에 쉬어가리 [栗田 염 필 택]
세상사
아는 만큼 보이고
보고자 하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살다 보면
안하무인의 심술에 뒤통수도 얻어맞고
청맹과니들 무지몽매에 걸려 넘어지지만
걸려 허우적대면 나만 손해
허허 웃어버리고 잠시 쉬었다 가리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인다고 하니
엎어진 김에 돼지 탓 말고
빈 맘 자락이나 가슴에 담아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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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요즘 염소 뿔도 녹인다는 삼복염천(三伏炎天)에 정치권은 아귀다툼하듯 네 탓만 해대고 청맹과니 행세하며 목소리 큰 자가 이기는 세상에 신물이 나서 고개를 외로 꼬고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나고 나면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도토리 키재기인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채우기보다 비우기에 익숙해져야 일희일비(一喜一悲)의 어리석음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냇가에나 나가서 발이나 담그고 더위도, 세상사도 잊고 비우는 여유로움의 지혜를 터득함이 어떨지요?
<프로필>
염필택: 경기 안산 출생. 수원에서 성장. 공주교대를 거쳐 협성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雅號로는 성장지 栗田(시, 수필)과, 출생지 陽村(시조)을 인용하여 사용하고 있음.
시, 시조, 수필 부문에 등단하였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비롯하여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고 대한시문학협회 및 한양문인회에서 활동 중임.
시집 「살다 보니 사노라니」와 시조집 「바람의 속내」가 있으며, 동인지 <토방구리>, <꽃다리>, <옹이> 등에 참여함.
栗田 염 필 택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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